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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2억'으로 296억 오피스텔 쇼핑... 250명 울린 '무자본 갭투자'의 민낯 법원, 부산 200억 대 전세사기 일당 중형... "단순 투자 실패 아닌 조직적 범죄" 2026-01-19
편집국 bestman0323@naver.com



단돈 2억원을 손에 쥐고 300억원에 달하는 오피스텔 건물을 사들였다. 마술이 아니었다. 임차인들의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갭투자'였다. 결국 이 폭탄 돌리기는 250명의 피해자를 양산하며 막을 내렸다.


부산지법은 최근 부산진구와 연제구, 동래구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주범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공모한 3명에게도 각각 징역 12년, 10년, 3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이번 판결은 전세사기를 단순한 채무 불이행이 아닌, 치밀하게 기획된 구조적 범죄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건의 발단은 201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 일당은 2024년 2월까지 약 6년 동안 부산 도심의 오피스텔 7채를 연달아 매입했다. 총 매입가는 296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투입된 자기자본은 고작 2억원이었다. 나머지는 세입자의 보증금과 은행 대출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충당했다. 전형적인 '무자본 갭투자'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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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범행 방식은 '돌려막기'였다. 건물 가치보다 부채가 많은 이른바 '깡통 건물' 상태임을 인지했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기존 세입자에게 내줄 보증금이 부족하면 새로운 세입자를 들여 그 돈으로 막거나, 또 다른 담보 대출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자만 250명, 확인된 피해 금액은 약 209억원이다.


특히 이들은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공공기관까지 속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서 85장을 위조했다. 부채 비율과 보증금 액수를 허위로 기재해 건물의 재정 건전성을 조작한 것이다. 이는 임차인들에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거짓 신뢰를 심어주는 미끼가 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투자 실패'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임대업을 지속했다"며 "이는 다수의 임차인을 기망해 삶의 터전을 위협한 중대한 사기 범죄"라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현행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자기자본 없이도 수십 채의 건물을 소유할 수 있는 기형적인 갭투자 구조, 임대인의 재정 상태를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 그리고 HUG의 심사망을 뚫은 서류 위조까지 총체적 부실이 겹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형 선고는 전세사기범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평가하면서도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무분별한 갭투자를 제어할 제도적 안전장치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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